'도시재생 상징'이라더니… 서울로 7017, 밤마다 바퀴벌레 '몸살'
'도시재생 상징'이라더니… 서울로 7017, 밤마다 바퀴벌레 '몸살'
서울의 대표 야경 명소이자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홍보돼 온 '서울로 7017'이 바퀴벌레 출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찍은 영상까지 퍼지며 논란이 커졌다. 무슨 일이 벌어졌고, 서울시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정리했다.
한눈에 보기
요약하면 이렇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바꾼 '서울로 7017'의 화단과 벤치 곳곳에서 바퀴벌레가 출몰하고 있다. 주로 밤이나 비가 온 뒤 모습을 드러내며, 외국인이 찍은 영상이 SNS로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서울시는 6월 16일 전문 업체의 정밀 진단을 받기로 했다.
그날 밤의 현장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서울 중구 서울로 7017에는 시민과 외국인 50여 명이 산책하고 있었다. 서울의 밤을 즐기려는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그 평화는 비명과 함께 깨졌다. 한 시민이 화단 옆 벤치에 앉았다가 "악" 소리를 내며 벌떡 일어났다. 화단 시멘트 틈과 벤치 주변에서 바퀴벌레 여러 마리가 기어 나온 탓이다. 옆에 있던 아이도 놀라 부모 품에 안겼다.
관리 직원의 설명도 심각했다. "트리팟(나무가 심어진 대형 화분) 안에 있던 바퀴벌레들이 밤이 되면 많이 나온다"며 "박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퀴벌레는 낮에는 화단이나 시멘트 틈에 숨어 있다가, 어두워지면 벤치와 보행로 주변으로 기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가 온 뒤에는 더 많이 모습을 드러낸다.
논란의 시작 — 외국인의 영상
이번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영상이 확산하면서 불거졌다. 한 외국인이 '밤에 서울을 산책하면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영상에는, 서울로 7017 화단과 벤치 일대에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하필 외국인 관광객이 찍어 올린 영상이라, 서울의 '얼굴'에 흠집이 났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 컸다.
온라인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화단 흙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 "서울의 대표 관광지인데 해충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인근 직장인 김모(50)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의 주요 명소로 서울로 7017을 찾을 텐데, 바퀴벌레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서울 이미지가 좋게 보일 리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로 7017이란
서울로 7017은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중 보행공원으로 새 단장한 공간이다. 서울역부터 숭례문 일대까지 이어지는 도심 보행로로, '살아있는 식물도감'이자 도심 전망대를 표방해 왔다.
차들이 달리던 고가도로가 사람이 걷는 공원으로 바뀐 것이다. 2017년 보행로로 문을 열며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홍보됐다.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 고가도로가 지어진 1970년과 보행로로 다시 태어난 2017년의 숫자를 따와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성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들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약 600억 원을 투입해 대대적으로 재단장한 공간이다.
서울역에서 숭례문까지 약 1km로 이어지며, 도심 한복판에서 걸으며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보행로 역할을 한다.
연간 방문객은 600만 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해 왔다.
꾸준했던 '관리' 논란
화려한 홍보 이면에서 관리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다. 개장 이후 화분과 조경 시설, 보행 환경 등 전반적인 관리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반복됐다.
서울시는 매년 16억 원가량을 유지·관리비로 투입해 왔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바퀴벌레 출몰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관리 부실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서울로 7017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 다만 서울시는 현재 철거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대신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을 주변 역사문화광장 등 거점 시설과 연계한 '오픈스페이스(열린 쉼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서울시의 대응
서울시는 그동안 서울로 7017의 나무 등을 대상으로 진드기 방제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바퀴벌레가 대거 출몰하면서 추가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6월 16일 전문 방역 업체를 불러 서울로 7017 전반에 대한 정밀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진단의 핵심은 원인 규명이다. 바퀴벌레가 어디에서 서식하고, 어떤 경로로 벤치와 보행로 주변에 나타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후 중구 보건소와 함께 방역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방역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콘크리트 공간에 바퀴벌레가 나타나는 원인을 파악한 뒤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일회성 방역이 아니라 재발 방지가 관건이다.
왜 도심 보행로에 바퀴벌레가?
콘크리트 보행로에 바퀴벌레가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형 화분의 흙과 시멘트 틈은 은신처가 되고, 습기와 흘린 음식물은 수분과 먹이를 제공한다. 은신처·수분·온기·먹이가 갖춰지면 도심 한복판도 서식지가 될 수 있다.
이는 도심 녹지가 안고 있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삭막한 도심에 녹지를 늘릴수록 시민에게는 좋지만, 그만큼 해충 관리의 부담도 함께 커진다.
방문할 때 참고할 점
당분간 서울로 7017을 찾는다면 몇 가지를 참고하면 좋다. 밤이나 비 온 뒤에는 화단 주변을 주의하고, 벤치에 앉기 전 한 번 살피는 것이 안전하다. 출몰을 목격하면 관리사무소나 다산120에 신고하고, 음식물을 흘리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번 일이 남긴 것
이번 사태는 명소를 '짓는 것'보다 '관리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600만 명이 찾는 공간의 가치는 결국 꾸준한 유지·관리에서 나온다. 화려한 출발만큼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는 교훈이다.
마무리
서울로 7017은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관리의 시험대에 올랐다. 철저한 방역과 지속적인 관리로 '다시 산책하고 싶은 곳'이라는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본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방역 일정·계획 등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